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14
아버지는 술에 취한 날 항상 두 손에 가득 사 남매 먹일 간식거리를 사 들고 오셨다. 평소 무뚝뚝하고 표현을 잘 하지 않는 경상도 사나이가 술의 힘이라도 빌려 사랑을 표현하고 싶었을까? 어떤 날은 커다란 바나나 한 송이, 어떤 날은 누런 종이봉투에 든 옛날 통닭, 또 어떤 날은 동네 제과점에서 산 빵이 한가득 든 비닐을 들고 집에 오셨다. 아버지의 벌이로 할머니까지 일곱 식구의 살림을 책임지기도 빠듯한 엄마가 절대 사 주지 않는 먹거리들이었다.

그래서 일부러 아버지의 만취(?)를 기다렸던 철없는 시절이 있었다. 그중 제과점에서 사 온 갖가지 종류의 빵이 가장 기다려졌고 좋았다. 우리는 서로 먹고 싶은 빵을 골라뒀다 맛있게 먹었다. 한번은 하얀 크림이 잔뜩 올라간 컵케익이 너무 맛있어 보여 다음날 먹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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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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