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마스킹과 사탄의 목소리
2023/11/26
피가 모자라
90년대 서태지와 아이들의 〈교실 이데아〉라는 노래를 거꾸로 재생하면 나온다는 가사였습니다. 당시 많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이슈가 되었습니다. 저도 친구 집에서 역재생으로 들어 본 기억이 있습니다.
〈교실 이데아〉에서 역재생시 '사탄의 소리'가 들린다는 부분은 다음과 같이 알려져 있습니다.
원래 가사 : 왜 바꾸지 않고 마음을 조이며 젊은 날을 헤맬까 바꾸지 않고 남이 바꾸기를 바라고만 있을까
역방향 : 피가 모자라 배고파 피가고파 아 애를 안주면 재미 없을 줄 알아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교실_이데아_소동
당시에는 상당히 센세이셔널한 사건이었습니다. 주로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퍼지던 소문을 언론에서 보도할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 예전에는 '백워드 마스킹'이라 했으나 '백마스킹'이 맞는 표현이라고 합니다. cf. backmasking, backward masking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사실 말이 되지 않는 일이긴 합니다. 대중 가수가 자신의 노래에 백마스킹으로라도 사탄 숭배 메시지를 넣는다는 게 말이죠. 알려지면 치명적인 결과가 뻔하니 말입니다. 사탄 숭배를 통해서 대중적 성공을 담보할 수 있다는 어떤 종교적 믿음이 있지 않고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니까 말이죠.
이런 문제 제기도 개신교계에서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그 이후의 백마스킹 논란의 경우도 교회를 중심으로 확산된 사례들이 제법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표적으로 소녀시대의 〈Gee〉도 그랬습니다. 역재생을 하니 아주 선정적인 가사가 ...
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비커리의 역치하 자극 관련 이야기들은 사회심리학 전공자의 관점에서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1940~60년대 사회과학계의 각종 썰들을 보면 그때는 "내가 내 의식(주체성)을 상실한 채로 다른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 에 대한 사회적 공포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냉전기여서 그랬던 것 같지만...
비커리의 역치하 자극 관련 이야기들은 사회심리학 전공자의 관점에서도 꽤나 흥미롭습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1940~60년대 사회과학계의 각종 썰들을 보면 그때는 "내가 내 의식(주체성)을 상실한 채로 다른 누군가의 꼭두각시가 되는 것" 에 대한 사회적 공포감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냉전기여서 그랬던 것 같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