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冊쌍망정을 부숴야 한다] 고독한 자의 벽을 부숴라
2024/06/29
<귀멸의 칼날>이 재미있다는 소문이 자자해 정주행했는데 실망했다. 일본의 망가 시대도 끝이 났나 싶을 정도의 요즘이다. 최근에 본 작품 중 괜찮았던 게 뭐가 있었지? <도로헤도로> 정도? 하지만 <도로헤도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작화가 콘티 수준으로 전락한다. 오히려 이 작품은 애니가 더 기대되는 작품이다. 시즌1까지 나왔는데 재미있게 봤다. 그러다가, 그러니까 <귀멸의 칼날>에 실망해 다른 작품들을 뒤적이다가, <쌍망정을 부숴야 한다>는 작품을 접하게 됐다. 초반이 좋았고, 캐릭터 디자인이 <간츠>보다는 별로였지만 일본 괴수 특유의 기괴한 느낌이 있어 나쁘진 않았다. 총 25권에 달하고, 질질 끄는 느낌이 아주 없지는 않으나 다른 질질 끄는 작품에 비해서는 그 느낌이 적다 말할 수 있다. 대작 느낌이 나지만 대작이라고 인정하기는 좀 힘든, 평작 수준. 이마저도 인정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요소들로 뒤범벅 돼 있어 완전히 묻어두기도 좀 그런, 그런 작품이 돼버렸다.
초반과 다르게 전개가 실망스러워진다. 내 기억으로는 일본 만화는 연재 기간이 길어질수록 작화 실력이 나아지는 편이다. 옛날 기준으로 그렇다는 거다. 하지만 요즘 일본 만화 중엔 갈수록 작화 실력이 나빠지는 경우를 종종 본다. 위에서 말한 <도로헤도로>가 그렇다. 관심을 두고 읽었기에 더 실망스러웠다. <쌍망정을 부숴야 한다>는 심각한 붕괴로 이어지지는 않지만 겨우겨우 막아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보면서 위태로운 기분이 들었다. 이러한 퇴보는 어떻게 해석할 수 있을까?
실망스러운 결말은 먼저 후지타 카즈히로의 욕심이 아니었나 싶다. 불과 5, 6년 만에 25권을 쏟아냈다. 그럴 수 있나? 그래서 좀 찾아봤다. 아다치 미츠루는 <H2>를 7, 8년 만에 34권을 그려냈으니 아주 불가능한 도전은 아닌 듯하다. 다른 작가의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