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 박살난 주인공은 왜 인기가 있을까

이재민
이재민 · 웹툰 읽고 글 쓰는 사람
2023/01/26
네이버웹툰 "화산귀환", 비가 웹소설 원작, 스튜디오 리코 제작, 네이버웹툰 연재
'주인공'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굳건한 의지와 선한 마음가짐, 흔들리긴 하지만 결국 다시 자리를 잡는 꺾이지 않는 마음.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지만 아이같은 구석도 있고, 또 넓은 도량도 가지고 있고... 적다 보니 성인군자의 자질이나 도인의 자질처럼 들린다. 이처럼, 우리가 '주인공'에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어떤 이상향으로써의 인간인지도 모른다.

그런데 최근 작품들을 쭉 보다가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몇몇 작품에서 왜 이렇게... 주인공들 인성이 어딘가 빠개져(?) 있지? 비가 작가의 웹소설을 스튜디오 리코가 제작한 <화산귀환>이나, 문백경 작가의 원작을 이현민, 김현수 작가(JQ코믹스)가 만들어낸 <역대급 영지설계사>를 비롯한 최근 인기작들에서 '인성 박살난'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었다.

주인공들의 인성이 박살났다고 해서, 완전 악인을 등장시키는 '피카레스크'라고 착각하면 곤란하다. '나쁜 새끼'와 '얄미운 놈' 정도의 차이가 있달까. 진짜 나쁜놈은 아니고, 그냥 인성이 나쁜 친구들이다.

예를 들어 <화산귀환>의 청명은 도가의 화산파에서 이름을 날린 '매화검존'이라고 불리던 천하제일검이었지만, 성격에 좀 문제가 있다. '구르는 사람에게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하거나, 정파지만 사파나 산적이 더 잘 어울린다는 평가가 작품 속에서도 나오는 인물이다. <역대급 영지설계사>의 로이드(김수호)는 악마에게 혓바닥을 팔았는지(?) 엄청난 말빨로 사람들을 구워삶고 이득을 챙기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얄밉긴 한데 틀린 말은 안 하고, 그렇다고 착하냐고 하면 절대 착하지는 않은. 이런 캐릭터들은 왜 인기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 전통적 판타지 세계관과 게임
<반지의 제왕> 트릴로지 포스터. 출처=워너브라더스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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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과 콘텐츠를 보고 글을 씁니다. 2017, 2019 만화평론공모전에서 수상했고, 웹툰 웹진 웹툰인사이트에서 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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