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완견

김영우
김영우 · 페이스북 활동 중.
2024/02/10

애완견

김영우

어리광처럼, 고독을 처음 알았을 때,
애완견 한 마리가 옆에 있었다.

방구석 벽에 등을 기대고 등피가 미끄러지듯 쭈르르,
다리를 펴고 주저앉을 때,
무릎을 베게 삼아 턱 공구고 눈 마주치던,
우리집 애완견 한 마리 있었다.

보라빛 초저녁 시내버스를 타고 건너온 
고독,

너도 외롭지, 라고 보석처럼 빛나던 애완견의 눈을 보며,
미물의 눈에도 고독이 녹아 있음을 보았는데,

몇 개월 뒤,
누구의 애완견인지 모를 한 마리
도롯가에 나와 처량하게 땅을 쳐다보고 있었다.

차마 거두지 못 하고 집에 돌아와,
다시 나갔을 때,

자동차 바퀴에 깔려 한 개의 싸늘한 주검이 되어 있던,

버림 받은 개.

너희도 자살이란 것을 하는구나,
온 몸을 관통하던 번개.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될 것들,
버림 받은 것들에 번쩍,

눈을 뜨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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