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스 하우스>와 <하트시그널>의 연출은 어떻게 다른가?- 2

박현우
박현우 · 헬조선 늬우스 대장
2023/02/25


2. <시그널>의 연출론
2.1 제작진의 개입 정도
개입할 수 있는 최대한으로 개입한다.제작진은 시그널 하우스를 만들고, 연애가 고픈 사람 여섯(+1)을 투입한 뒤 여러 룰을 만들고 그 룰에 따르게끔 만든다. 즉, 게스트들의 행동에 개입한다.매일 밤마다 관심있는 이성에게 문자를 보내라는 것이 대표적이다. 한편, <테라스>에서는 동성애자들 간의 연애도 이론적으로는 가능하다. <테라스>의 게스트들에겐 남성이나 여성이 반드시 이성에게 문자를 보내야한다는 룰이 주어지지 않고 연애 자체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만들어지는 무엇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작진들은 시청자들의 감상에까지 개입한다. 게스트들의 행동이나 패널들의 말을 편집자가 제멋대로 재단해서 편집한다. 한 여성이 한 남성을 바라볼 때, 그 눈빛이 어떤 의미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본인도 정확히 말로 표현하기 힘들 수 있고, 본인을 제외한 사람들은 더더욱 그 눈빛의 의미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다. 그런데 <시그널>의 편집자는 궁예에 빙의해 게스트들의 말이나 눈빛을 제멋대로 해석한다. 그리고 그 제멋대로의 해석을 시청자들에게 떠먹인다. 아래 사진들을 자막과 이미지 위주로 보라.
편집자의 해석이 옳은 지 옳지 않은 지 그런 것은 사실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시청자들의 감상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 그런데 <시그널>은 여러 장치를 통해 시청자들을 어떤 방향로 몰아간다. 연애 관계에만 집중하게 만들거나 게스트들의 행동을 자막을 통해 제멋대로 재단하며 '쟤들의 행동은 이런 의미야’라며 들이민다. 상황이 이러하니 <하트시그널>을 관찰예능으로 분류하기 어렵다. 시청자들은 게스트들을 관찰하는 존재가 아니다. 제작진들의 해석을 떠먹는 존재에 가깝다.

<테라스>와 마찬가지로 <시그널>에도 6명의 패널이 등장하는데, 이 둘의 기능은 다르다. <테라스>가 시청자의 입장에서 6인의 게스트에 대해 뒷담화를 한다면, <시그널>의 6인은 게스트들이 오늘 누구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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