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신화와 몰락한 사회(2) - 성수대교 붕괴 사고(1994)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4/05
무너진 성수대교. 출처-동아일보
2023년 4월 5일 오전 9시 45분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일부가 붕괴했다. 보행로를 지나던 행인 여성 한 명이 숨지고, 남성 한 명은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피해였다. 아침 일찍 분주히 집을 나서 교량을 건너던 피해자 두 명은 자신이 지나는 다리가 무너질 줄 꿈에서도 몰랐을테다. 사회적 재난으로 인해 안타까운 피해가 또 발생했다. 고인이 된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부상자의 쾌유를 기원한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정자교 붕괴 현장의 모습. 출처-뉴스1
4월 초순은 언제나 그랬듯 붕괴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때이다. 사고는 사후 대책보다 예방이 훨씬 더 중요하다. 그간의 사고들을 돌아보고 위험한 현장을 살펴, 안전 점검에 철저히 나서야할 때이다. 30년 전 성수대교가 무너진 그 날도 오늘처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때였다. 1994년 10월 21일 그날의 아침으로 시간을 거슬러 돌아가 보자.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1994년 10월 전례 없이 무더웠던 여름이 지나고, 거짓말처럼 서늘한 계절이 오고 있었다. 폭염이 지속되던 7월에는 북한에서 김일성 주석이 사망했다는 소식과 북한이 핵을 개발했다는 풍문이 한꺼번에 들려와 우리를 긴장시키기도 했다.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는 외부의 악재와 더불어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줄줄이 터진 대형 사건과 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직전 해인 1993년에만 해도 ‘서해 훼리호 침몰 사고’와 ‘부산 구포역 열차 탈선 사고’가 일어나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러 사고들이 수십 년 간 누적된 독재정권 아래 이어져온 고속성장의 부작용이 한꺼번에 불거져 나온 결과였지만,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할 현 정권 역시 책임 소재에...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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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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