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화 감독의 선물 . ‘상상을 초월하는 현실’이란 결코 비현실적이지 않죠.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마주하게 된경우는 상상 외로 흔합니다. 별의 별 일을 찾아 다니는 게 월급 받는 댓가였던 시절에는 더 그랬죠. 하 뭐 이런 놈들이 다 있지, 야 이 사람 어떡하지, 아 이걸 어떻게 해결하지 하는 고민으로 날을 지새고 머리를 싸맨 일이 수도 없었습니다. . 그 중에는 지방 어느 소도시에 살던 열 한 살짜리 꼬마 폭군도 있었습니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그는 온 집안의 골칫거리였습니다. 열 한 살짜리가 폭력성이 있어 봐야 어느 정도일까 싶은데 한 번 분노 발작이 일어나면 단칸방은 쑥대밭이 됐고 아버지에게 흉기를 들이대는 경우가 다반사였습니다. 평소에는 곧잘 대화도 나누고 놀러도 다니는 평범한 아이였지만 헐크로 변하는 데이빗 의사처럼 ‘눈이 돌아가면’ 괴물이 됐습니다. .
<긴급출동 SOS 24> 중 한 장면
학교도 제대로 나가지 않는 상황에서 그 집 환경은 아이에게 위험하기만 했습니다. 어떻게든 분리시켜 일단 상태 진단과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었죠. 마침내 녀석의 치료와 안정을 위해 병원으로 입원시키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했습니다. . 입원 며칠 후 어떻게 지내는가 물어보니 의외로 아주 잘 지내고 있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병원에 탁구대가 있는데 입원 환자 중 탁구를 웬만큼 친다는 사람들을 죄다 꺾으며 기염을 토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탁구에 특별한 재미를 느끼는 것 같아요. 치료 과정에서도 탁구가 도움이 될 것 같군요.” . 탁구공 섞어 본 느낌으로 무슨 탁구 신동 그런 건 아니었지만 워낙 탁구에 매달리다 보니 실력도 꽤 붙은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저런 솔루션과 지원 방법을 알아보는 회의 가운데 작가가 엉뚱한 소리를 해 왔습니다. “현정화 감독님 섭외해 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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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습니다. 아니 연예인들이나 착하고 순한 아이들 나오는 휴먼 다큐도 아니고 ...
제 코끝도 찡해졌습니다. 감동이어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현정화님, 멋지시네요.
십수년 전 그 아이는 어떻게 컸을지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
십수년 전 그 아이는 어떻게 컸을지 궁금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