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정강자 죽다,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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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아트 인증된 계정 · 미술에 빠진 당신을 위한 작품 감상법
2023/08/04
“어떤 관습이 편안하게 느껴지면 곧 그것을 때려 부숴라.” - 정강자

정강자(1942-2017)는 ‘새로운 표현’, ‘새로운 시도’, ‘새로운 사고’를 좌우명으로 삼아 평생 작품 활동에 매진한 한국의 대표적인 아방가르드 예술가입니다. 기존의 미술 전통을 부정하고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업에 몰두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죠. 

정강자는 어느 정도 이름이 알려진 작가이기는 하지만, 크게 주목받지는 못하다가 최근 실험미술이 재조명되기 시작하면서 부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 작가에 주목하지 않은 이유가 잘 이해되지 않을 만큼, 선구적이고 실험적인 작업들이 많습니다.
정강자, <키스미>, 1967/2001. (출처: 국립현대미술관)
얼마 전 종료된 국립현대미술관의 《한국 실험미술 1960-70년대》 전시 입구에 설치된 작품 <키스 미>가 바로 정강자의 것입니다. 홍익대 미대 재학 시절 가난으로 굶다시피 한 와중에 전세금을 빼 제작한 작품입니다. 

“나는 《청년작가연립전》에 참가하기 위해 기발한 작품을 생각했는데 직경 2m 높이 1m의 대형 입술을 입체로 만드는 작품이었다. 물론 재료비도 없고 만들 장소도 없었다. 나는 생각다 못해 전세를 뽑아서 신촌 로터리 근처에서 한 1km쯤 들어간 동네에 연탄을 쌓아두었던 지하실을 한 달에 얼마씩 주기로 하고 세를 들었다. 나는 돈암동에서 전세금 빼온 돈으로 작품을 시작했다.” - 정강자, 「불꽃같은 환상세계」 中

하지만 그는 작품을 제작하고도 신촌에서 전시장까지 작품을 실어갈 돈이 없었다고 합니다. 집주인에게 제법 그럴듯한 30호짜리 작품을 주고 친구에게도 마지막 도움이라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전시장으로 작품을 실어 날랐죠.
《청년작가연립전》 출품작 <키스 미>를 앞에 두고, 왼쪽부터 강국진, 정강자, 정찬승, 김인환, 심선희, 양덕수.
그런데 이 작품은 뜻밖에도 선풍적인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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