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작숲] 매일이 모여 나의 인생이 된다

콩사탕나무
콩사탕나무 · 나답게 살고 싶은 사람
2023/08/20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선선하다. 한낮에 발등이 따가울 정도로 뜨겁게 내리쬐는 볕은 무시무시하지만, 작은 마당에도 곳곳에 그늘이 존재한다. 작은 나무가 만들어 주는 작은 그늘, 우리 집보다 높은 건물이 만들어 내는 그늘에 있으면 벌써 가을이 온 듯하다. 그런 마음을 비웃듯이 폭염과 장마에 말라버린 식물들을 정리하자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화려한 꽃을 자랑하던 장미는 얼마 전부터 작은 애벌레들이 득실거리며 나뭇잎을 다 갉아 먹었다. 뾰족한 가시가 돋친 앙상한 가지만 남은 모습이 장미의 계절도 끝을 알린다.

집 밖 울타리 너머에는 단풍나무 세 그루가 있다. 키 작은 단풍나무들도 우리가 이 집에 머무른 세월만큼 쑥쑥 자라 울타리를 훌쩍 넘었다. 초록색 잎들이 불그스름해진 것이 보인다. 벌써?
벌써 가을이 온 줄 ⓒ콩사탕나무


화분을 정리하다 실수로 꺾어버린 마가렛의 줄기 일부를 작은 화분에 꽂아 두었다. 죽으면 할 수 없는 일이고 살아주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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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지만 천천히 정성을 다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schizo121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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