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 아침입니다.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6/21
게으르고 게을러서 잠이 들고 나면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적어도 내가 알고 있는 나는 그랬다는 거죠.
   
선풍기를 켜고 마지막으로 타이머를 맞춥니다. 보통 4시간을 맞추고 자는데 리모컨을 곁에 둘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모란이라고 불리는 고양이가 리모컨을 물고 밤새 드리블 하듯 물고 다녀 그걸 쫓아다니느라 타이머를 미리 맞춰두고 잠이 들었습니다. 
지난밤은 깊은 잠이 들었다가 더워서 잠이 깼습니다. 닿을 듯이 달지 않는 리모컨에 겨우 손을 뻗어 다시 선풍기를 켜고 알람이 울릴 때까지 자버렸습니다.
   
꿈속에서 스무 살 남짓의 우리는 무슨 일인지 모를 일들로 서로에게 손을 흔들며 손뼉을 치고 웃고 크게 웃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잠이 깼는데 눈을 뜨자 선풍기를 끄고 이불을 정리한 뒤 나무 계단을 내려와 담배와 라이터를 챙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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