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을 받는 스타 웹소설 작가, 청빙 최영진을 만나다

박산호
박산호 인증된 계정 · 번역가, 에세이스트, 소설가
2023/11/17
호접몽전의 작가, 청빙 최영진 인터뷰
   
저는 번역하고 글을 써서 먹고 사는 프리랜서다 보니 사람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습니다. 번역이나 글이나 혼자 텍스트를 보거나 때로는 상상에 의지해서 하는 작업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고독에 익숙해져야 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SNS에 일상을 적은 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댓글로 페친이나 인친들과 소통하면서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는 편인데. 
   
   
어느 날 최영진이란 작가가 눈에 들어왔어요. 웹소설을 잘 읽지 않았던 저는 그의 필명이 청빙이라는 것도 몰랐고, 억대 연봉을 버는 잘 나가는 웹소설가라는 것도, 그의 작품 대다수가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는 사실도 몰랐습니다. 다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슬프거나 아프거나 하루도 쉬지 않고 글을 쓰는 그가 작가로서나 인간으로서나 점점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이 인터뷰는 그런 개인적인 호기심에서 시작됐습니다. 
   
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오후. 약속 시간이 되자 숱이 많은 곱슬머리에 검은 뿔테 안경을 쓴 단정한 외모의 최영진 작가가 카페로 들어왔습니다. 같은 동네 주민이기도 한 우리는 비엔나 커피가 맛있기로 유명한 카페에서 평소엔 엄두도 내지 못하는 엄청난 칼로리에 어마어마하게 달달한 커피를 앞에 두고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이하 인터뷰어는 박, 인터뷰이는 최로 표기함) 
   
박 -청빙이란 필명을 처음 들었을 때는 무협지 주인공의 이름같기도 했고. 작명소에서 돈을 주고 지은 이름 같기도 했습니다. 청빙은 무슨 뜻인가요? 그리고 어떻게 이런 필명을 짓게 됐나요?
   
최-청빙이란 단어는 실제로 있는 단어입니다. 푸를 청, 얼음 빙. 만년설과 같은 뜻으로, 빙하 맨 밑바닥에 보면 아주 오랫동안 녹지 않고 굳어진 얼음을 청빙이라고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리 학교에 단 하나 있었던 동아리인 문학 동아리에서 친구가 지어준, 제 호입니다. 그때부터 제가 쓰던 글이 서늘하고 호러틱한 분위기가 있어서 친구가 앞으로도 오랫동안 변하지 않고 녹지 않는 글을 쓰라고 지어준 필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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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좀 특별한 전문가들을 만나 그들의 일, 철학,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는 인터뷰 시리즈. 한 권의 책이자 하나의 우주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이곳에서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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