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폭력의 시대>: 재미 없는 지금을 살아가는 어른들에게
2023/10/10
- 서명: 상냥한 폭력의 시대 (2016)
- 저자: 정이현
이 소설은 2013년부터 작가가 발표한 소설 중 일곱 편을 골라 묶은 것이라고 한다. 작가의 문체는 퍽 간결하고 날카롭다. 작가는 1970년대생으로 젊은 축에 속하는데, 21세기 도시 사람들, 특히 도시 여성들의 내면을 아주 깊숙이 들여다보고 고발하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왜 제목이 '상냥한 폭력의 시대'일까? 책 후면의 간략한 책 소개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우리는 살아갈 것이고 천천히 소멸해갈 것이다."
미소 없이 상냥하고 서늘하게 예의 바른 위선의 세계,
무서운 것도, 어색한 것도, 간절한 것도 '없어 보이는'
삶에 질기게 엮인 이 멋없는 생활들에 대하여
소설 일곱 편에 등장하는 등장인물들은 대개 성인들이다. 언뜻 들여다봐도 그들의 삶에 특별한 이벤트는 없다. 격정적 감정의 소용돌이도, 특별히 큰 리액션도 보이지 않은 채 사람들은 무덤덤하게 각자의 삶을 살아간다. 필자는 20대 후반으로, 젊은 축에 속한다. 하지만 모든 것이 새로울 어린이 시기는 지났다. 이제는 매년 찾아오는 생일도, 매년 찾아오는 새해도 그렇게 설레지 않는다. 어릴 땐 크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어른이 되어 보니 아직 모르는 것도 서툰 것도 많다. 삶이 신선하고 새로운 재미를 선사하는 것과, 매사에 무미건조하기만 한 경계를 지나는 느낌이다. 물론 나이를 많이 먹었다고 하기엔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격이지만.
놓을 수 없는 희망의 변주곡
살고자 하는 의지가 없는 인간은 죽은 것이나 다름없다. 아무리 '상냥한 위선'을 가진 어른일지라도 가슴 속에는 그를 꾸역꾸역 살게 만드는 희망이 있다.
[우리 안의 천사]에서 미지는 남우가 아직 남자친구였을 무렵 그가 아버지를 죽게 하는 범죄에 가담하도록 협력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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