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는 인생 9 (순수한 자유)

나철여
나철여 · 할미라 부르고 철여라 읽는다^^
2024/06/29
내가 사는 아파트는 초례산 숲 가장자리에 있다.
초례산 입에 대나무숲을 지나가면 늘 스산하다.
댓잎끼리 부딪히는 소리는 소곤대는듯 들리다가도 어릴적 내 기억속 동네 굿하던 집의 빨간 깃발이 함께 스친다. 내 걸음은 더 빨라진다. 점성술 연금술보다 자연이 주는 순리를 더 믿을 뿐이다. 

누군가 말했다. '나무의 竹은 속이 비어서 제 속에 바람을 지니고 사는 것'이라고.
맞는 말 인거 같다.
요즘 텅 빈 내,
가만히 있어도 내 속에 차 있는 바람 때문에 쉬 서 있질 못하겠다.

초례산 자락에 자리잡은 나볼지 못은 나의 순수함이 숨어있는 곳이다.
밤산책을 즐기며 조용한 자유를 누린다

아침산책은 책이다.
손주들도 벌레들도 채 깨기전 아침을 알리는 이름모를 새소리들이 저마다의 목청을 자랑한다. 분명한 건 뻐꾸기와 까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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