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사랑법
2024/12/02
말 많은 코미디 영화는 얼마든지 용서할 마음이 있다. 우리가 어찌 우디 알렌을 미워할 수 있을까. 하지만 말 많은 멜로 드라마는 도저히 용서할 자신이 없다. 그것은 멜로가 아니라 망고다, 쨔샤 ~
가짜 사랑은 말이 많지만 진짜 사랑은 말이 없다. 러브 스토리에서 중요한 것은 대사가 아니라 눈빛이다. 대사 때문에 기억에 남는 사랑 영화가 있다면 그것은 좋은 멜로가 아니라 망고다, 쨔샤 ~ 그렇기에 사랑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게 아니에요 _ 라는 대사로 오래 기억되는 영화 << 러브 스토리, 1971 >> 은 실패한 사랑 영화다. 토드 헤인즈의 위대한 멜로 영화 << 캐롤 >> 에서 테레즈(루니 마라 분)는 캐롤(케이트 블란쳇 분)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한다. 이 사랑의 감정은 통제 가능한 수준이 아니다. 두 사람 사이에 부는 바람을 한 번 잡아보겠다고 태풍의 눈 속으로 뛰어들었다가는 지구 밖으로 날아갈 태세다. 어쩌면 우주 고아가 되어 그래티비를 찍어야 할지도.
우리는 테레즈의 눈빛만으로도 그 사랑의 온도를 체크할 수 있다. << 캐롤 >> 은 테레즈의 말 없는 눈빛으로 시작해서 캐롤의 말 없는 응시( : 보다 정확히 기술하자면 테레즈의 시점숏이다)로 끝나는 영화'다. 영화 속 대사는 빛나는 침묵을 위해 거들뿐이다. 고급 레스토랑에서 남자들에게 둘러싸인 캐롤은 작별 인사 한 마디 없이 자신을 찾아온 테레즈를 떠나보내지만 관객은 누구보다도 이 작별이 애틋하다. 이 장면은 토드 헤인즈 감독이 데이비드 린의 << 밀회, 1945 >> 에게 바치는 오마쥬다. 관객은 알고...
덧대 주신 글에서 화양연화 말고는 못봤는데 얼른 봐야겠네요. 솔직히 멜로가 체질이 아닌 편이긴 한데 수준 이하의 멜로물들에 지쳐서 그런거 같기도 해요.
적어주신 영화 보려고요, 앞으로 멜로에 멜자라도 꺼내려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