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합니다 - 레퍼런스에 대한 변명과 반박의 한가운데서
2024/05/01
디자인을 배울 때 여러 가지를 배우긴 하지만 그중에서 중요하게 생각되는 건 프레젠테이션(발표)이다. 디자인 자체도 중요하지만 내 디자인을 잘 전달하고 결국 최종 선택까지 이끌어내는 일까지가 디자인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클라이언트가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 자료를 첨부하는데, 이게 요즘 많이 거론되고 있는 ‘레퍼런스’다. ‘레퍼런스’의 원래 사전적 뜻은 이렇다(네이버사전).
reference
1. 명사 (… 에 대해) 말하기, 언급; 언급 대상, 언급한 것
2. 명사 (정보를 얻기 위해 찾아봄, 참고, 참조
3. 동사 격식 참고[참조] 표시를 하다, 참조 문헌(목록)을 달다
이 뜻을 정리해 보면 ‘참고(이해)를 위해 붙이는 말이나 어떤 것’ 정도가 될 수 있겠는데, 더 간단히 말하면 참고 자료 정도가 되겠다. 그런데 언어라는 게 늘 그렇듯, 의미가 확장되기 시작한다. 이 ‘참고’라는 실제적으로 어디까지 정의할 수 있을까.
간행물, 그중에서도 논문의 경우 참고 자료, 문헌의 경우 출처를 끝까지 정확히 밝혀야 하는 의무가 있다. 이 표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 소중한 논문이 한큐에 표절이 되어버릴 수 있으니 마침표 하나 숫자 하나에도 신중을 기해서 작성할 수 있게 교육을 한다. 그런데 이런 꼼꼼한 출처 표기가 예술로 넘어가면 모호한 경우가 생겨버린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고 예술은 각 장르의 아름다움을 각 형식에 맞게 표현하되, 그것을 단순히 아름다움의 구현뿐 아니라 시대에 따라 재해석, 재창조, 재구성 등으로 표현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재(再)’ 그러니까 ‘다시(again)’의 의미인데 이를 기존의 자료[레퍼런스]를 가지고 얼마큼 나의 개성으로 내 것으로 만들어 내느냐를 정확히 수치화할 수도 없고 수치화한다 해도 예술 작품이 가진 전체 의미와는 또 다른 문제이기 때문에 여러 논쟁이 생기기도 한다(레디 메이드[ready made]. 즉, 기성품에 의미를 완전 새롭게 부여해서 작품으로 발표하기도 하니까). 수치화하기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