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추晩秋, 궂은비
2024/11/18
만추晩秋, 궂은비
♡♡♡
가으내 지새우는 건밤이 많아진다
그무러지는 밤에 생겨나는 쓸모없는 기우 때문이리라
고우苦雨에 혹여 찾아오실 발길 주저할까
달빛 감춘 구름발에 행여 길 나설 마음 심란할까
갈 곳 잃은 왜바람에 먼 길 돌다, 차마 길 잃을까
염려의 밤은 뜬 눈을 지키고
반환점을 돌아, 돌아가는 길
남은 여정은 어둑하고
들이닥칠 한파는 가까운데
가을 궂은비에도 새어 나오는
젖은 만추의 한 가닥 정취와 아해의 배냇짓 같은 철없는 웃음
우물 안 관목에 매달린 채
가지 한쪽 끝에 흐르는 꿀을 핥는, 영락없는 나그네*다
-------------
* 시작 노트 *
궂은비는 치렁치렁 쓸쓸하고 오락가락 하지만, 그래도 깊어져가는 만추晩秋의 정취에 푹 젖어 빠져듭니다.
영락없는 톨스토이의 참회록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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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으내 지새우는 건밤이 많아진다
그무러지는 밤에 생겨나는 쓸모없는 기우 때문이리라
고우苦雨에 혹여 찾아오실 발길 주저할까
달빛 감춘 구름발에 행여 길 나설 마음 심란할까
갈 곳 잃은 왜바람에 먼 길 돌다, 차마 길 잃을까
염려의 밤은 뜬 눈을 지키고
반환점을 돌아, 돌아가는 길
남은 여정은 어둑하고
들이닥칠 한파는 가까운데
가을 궂은비에도 새어 나오는
젖은 만추의 한 가닥 정취와 아해의 배냇짓 같은 철없는 웃음
우물 안 관목에 매달린 채
가지 한쪽 끝에 흐르는 꿀을 핥는, 영락없는 나그네*다
* 시작 노트 *
궂은비는 치렁치렁 쓸쓸하고 오락가락 하지만, 그래도 깊어져가는 만추晩秋의 정취에 푹 젖어 빠져듭니다.
영락없는 톨스토이의 참회록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