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옆의 나, 내 옆의 당신
2024/04/19
내가 돌이 막 지났을 무렵, 나의 아빠는 홀로 유학길을 떠나셨다. 아빠도 아내와 어린 딸을 두고 가는 심정이 힘들었겠지만, 아빠가 곁에 없는 채로 나를 길러야 했던 엄마를 돌이켜 보면 매일을 '잘 살아야한다'는 다짐을 해내듯 살고 있던 것 같다. 아빠의 존재는 알고 있지만, 당시에는 영상통화 같은 매체도 없었으므로 한 번씩 하는 통화로나마 아빠의 존재를 확인해야 했고, 어떤 때에는 '엄마, 나 아빠 없지?'하고 묻기도 했던 게 생각난다. 딸이 아빠의 존재를 의심한다는 것,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엄마는 얼마나 사무쳤을까. 이제 갓 서른이 된 엄마가 남편과 떨어져 의지할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