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월세 1만 원이면 지방 가서 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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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08
By 김영주 alookso 에디터

1만원 아파트, 0원 아파트! 파격 실험

전라남도 화순군의 파격적인 주택 정책이 화제다. 66㎡(20평) 아파트를 청년과 신혼부부에게 월 임대료 1만 원만 받고 빌려주고 있다. 1차와 2차 합쳐 100가구를 모집했는데, 1435건의 신청이 몰려 14: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년씩 세 번, 최장 6년 거주할 수 있다.

나주에서는 이를 벤치마킹해 더 파격적인 ‘0원 아파트’ 정책을 내놓았다. 지원 자격은 나주 지역 사업장에 취업한 18~45세 청년이었다. 49㎡(15평) 이하 아파트를 관리비만 내고 살 수 있다. 2년씩 두 번, 최장 4년 거주할 수 있다.

[팔린 매물] 리모델링, 벽지 도배 싹 다 했습니다. 예치금 88만 원에 월세 1만 원. 관심 있으신 분 화순군청으로 문의주세요. (제공: 화순군청)
  • “6년 임대 후 분양까지” 화순군청 관계자
청년들은 최장 6년 동안 월세 1만 원으로 살 수 있다. (화순 20평 아파트 기준으로) 매달 월세 40~50만 원을 절약할 수 있는 것이다. 거주기간 동안 청년들은 결혼 비용을 모으거나 더 넓은 곳으로 이사 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6년이 지나고 입주자가 원하면 분양도 받을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청년 유출은 지역 경제에 치명적이다. 지자체의 파격적인 주거 정책은 청년을 유입해 출산을 유도하지 않으면 지역 전체가 소멸할지도 모른다는 절박함에서 나왔다. 지난 7일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2013~22년 10년간 약 60만 명의 20대 청년이 고향을 떠나 수도권으로 향했다. 이는 유출 인구에서 유입 인구를 뺀 순유출 기준이다. 경남 10만 5000명, 경북 9만 명, 전북과 전남은 각각 7만 6000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인구 유입 효과는 없지 않아?

‘만원 아파트’ 정책의 인구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첫째, 타지에서 청년이 들어와야 한다. 그러나 선정된 100세대의 면면을 살펴보면 78세대가 광주·전남 거주자였다. 오직 22세대만이 서울을 비롯한 다른 지역에서 왔다. 의도와 달리 인구 유입 효과가 크지 않다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둘째, 임대 기간이 끝난 후에도 계속 살아야 한다. 그런데 ‘만원 아파트’의 최장 거주 기간은 6년이다. 화순군청 관계자에게 다음 단계가 마련되어 있는지 물어봤다.

  • “청년 잠깐 살고 떠나면 손해라고? 아냐” 화순군청 관계자
청년이 떠나는 걸 막을 수는 없다. (화순군 입장에서는) 청년이 잠깐 왔다 나가는 게 손해처럼 보일 수 있고 서운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보다 큰 틀에서 봐야 한다. 이 정책으로 청년들이 자산을 형성해서 아이를 낳는다면, 그 자체로 대한민국 전체에 도움이 된다. 물론 우리 입장에서는 화순에 정착하면 좋다. 따라서 6년 후에도 남고 싶을 만큼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일자리나 보육 정책 등과 연계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단순히 거주지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청년을 지역에 묶어둘 수는 없다. ‘일자리→주거→네트워크→보육 및 교육 환경’을 엮어서 제공해야 한다. 화순군도 이 부분을 고민하고 있다. 시간당 1천 원만 받는 24시간 어린이집을 2곳 운영 중이다. ‘만원 아파트’ 아이디어를 낸 구복규 화순군수는 입주자에게 아이가 생기면 대학 등록금을 지원해 주자는 제안도 했다.
전남 화순군의 24시간 어린이집 (출처: 화순군청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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