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서사 9단계 글쓰기] 3. 만나볼 결심

황다은
황다은 인증된 계정 · 드라마작가/다큐멘터리감독/글쓰기안내자
2024/05/03
부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보통의 일상은 ‘사건’이라는 주먹을 맞고 무너진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링 위에 올라와 있다. 상대(빌런, 장애물)는 호시탐탐 또 다른 주먹을 날리려고 한다. 링 밖으로 도망갈 수는 없다. 이미 대결은 시작됐다는 걸 안다. 그 끝에서 무엇을 얻을지는 싸워봐야 한다. 구성의 2단계를 설명하는 단어가 ‘주먹’이라면, 구성의 3단계는 ‘작심’이다. 두 단어로 설명하면, ‘만나볼 결심’이다. 무엇을 만나려고 작심하는 걸까.

구성 3단계에서 주인공이 하는 작심은 사건 이전의 나와 달라진 사건 이후의 나를 만나볼 결심이다. 사건 이후에 스토리텔링을 거쳐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며 이전의 나로서는 상상하지 못한 한계치를 갱신한 나를, 새로운 관점과 감각으로 세상을 마주하게 될 또 다른 나를, 만나러 가기로, 결심하는 지점이 바로 구성의 3단계이다. 3막 구조 안에서 1막의 문을 닫고 2막의 문을 여는 첫 번째 구성점(plot point)이기도 하다. 그래서 구성의 3단계 예시도 이 영화로 골라봤다.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 스틸 컷

스포일러가 있으니 영화를 먼저 보고 이 글을 읽어주셨으면 한다. 영화는 싱글 대디(아이오 타쿠미)와 초등학생 아들(아이오 유우지)의 일상으로 시작한다. 이들 부자(父子)는 죽은 아내이자 엄마(아이오 미오)가 비가 오는 계절에 돌아올 것이라 믿고 씩씩하게 일상을 살고 있다. (구성의 1단계) 여름 장마가 시작되자 미오가 남긴 그림책 속 메모처럼 실제로 나타난다. 죽은 사람이 살아서 나타나는 것은 이들 가족은 물론 동네 사람들에게 사건이다. 극중에서 더 핵심적인 사건은 돌아온 미오가 남편 타쿠미와 아들 유우지를 포함해서 생전의 모든 기억을 잃어버렸다는 점이다. (구성의 2단계) 죽은 아내이자 엄마였던 미오가 돌아와서 이전의 일상은 변화를 겪는다. 미오가 자신이 아내였고 엄마였던 기억이 없어서 기대했던 재회 상황도 흔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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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작업의 정석> 드라마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 <부암동 복수자들>, <나의 위험한 아내> 다큐멘터리 <이것은 다큐멘터리가 아니다1,2>, <나는 마을 방과후 교사입니다> 책 <돌봄과 작업2> 글쓰기 워크샵 <내 삶을 스토리텔링 하는 글쓰기>, <전환기를 맞은 여성 글쓰기 워크샵: 인생은 전반전보다 후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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