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어> 현재진행형 묻지마 살인의 힌트

고요한 · 책 파는 영화애호가
2023/08/11
영화 <큐어> 스틸샷
100여 년의 아카데미 역사에서 5개 주요 부분(작품상, 감독상, 각색상, 남여주연상)을 석권한 세 작품의 하나인 조나단 드미 감독의 <양들의 침묵>. 한국영화사 100년을 대표하는 작품 최상단에 올리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제작된 지 25년 만에 처음으로 국내에서 정식으로 개봉된 구라사와 기요시 감독의 1997년 작품 <큐어>는 라이트한 영화 팬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앞선 두 작품과 이름을 나란히 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공포영화계의 걸작이다. <큐어>는 기요시 감독이 <양들의 침묵>을 본 뒤 1시간 만에 구상을 떠올렸다고 한다. 범인을 추적하고 체포하지만, 범인이 다시 탈출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다카베 형사(야쿠쇼 고지)는 골치가 아프다. 아내(나카가와 안나)가 정신병을 앓고 있어 다카베의 보살핌이 필요하다. 직장에서는 연쇄 엽기 살인사건의 범인을 추적 중인데 회사원, 교사, 경찰, 의사 등 평범한 사람들이 뚜렷한 동기 없이 가족이나 동료를 살해한다.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목 아랫부분부터 가슴 밑까지 칼로 X자로 똑같은 방식으로 살인을 저지른다. 미스테리한 사건에 의문은 품고 수사를 시작한 다카베는 이들이 모두 마미야(하기와라 마사토)라는 청년을 만난 후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힌트는 피해자에게

제목인 <큐어>가 무슨 의미인지 추측하는 의견이 분분하다. 단서는 의외로 살인자가 아니라 피해자가 쥐고 있다. 기억상실에 걸렸다는 마미야는 계속 질문을 던진다. 여기는 어디지. 너는 누구지. 최면에 걸리게 될 살인자는 대답한다. 여기는 OO해변이고 나는 교사인데 위층에서 자고 있는 여자의 남편이야. 나는 경찰이고 여기는 경찰서야. 위치와 장소, 직업과 사회적 역할을 말하는 사람에게 마미야는 라이터 불빛을 켜고 또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너의 이야기를 들려줘. 그리고 언제나 이 물음에서 하나의 씬이 끝나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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