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건너뛰기
2024/02/11
고양이 건너뛰기
김영우
왼손바닥 핥고,
오른쪽 옆구리 핥고,
왼쪽 허벅지, 핥고,
고양이 건너뛰기는,
띄어쓰기 없는,
그러나 분명, 얇은,
담벼락 위는,
딛고 건넌,
몸 총알, 지붕 밑으로,
사격술이었다.
마지막에, 당사자는,
외길 담벼락 위에서,
내게 등 보이고,
고개는, 왼쪽 아래
대각선, 건너, 동료를
보고 있었다.
고양이 건너뛰기는,
어젯밤의,
고양이 펀치 이후,
펀치가 멈추었던,
담장 위,
를, 구름 밟듯
슬쩍, 스치듯 딛고
건너 뛰는,
몸 사격술이었다.
고양이 펀치보다,
약하고, 가볍고, 느렸지만,
고양이는,
신선처럼,
왼쪽 벼랑 끝에서,
오른쪽 청색 철지붕 밑,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슥, 들어가 버렸다.
보초 서는 부사수가,
한 마리 더,
내 흡연 동료였다.
나는, 하늘로
자꾸만, 연기를
내뿜었고,
그런 내, 시선 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