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보물창고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4/06
살구꽃 님이 올려주신 봄나물 사진에서, 내가 늘 오가는 산길 시냇물 근처에서 본 이파리와 거의 흡사한 식물이 눈에 띄었다. 원추리라고 했다. 이름은 익히 들어 본 나물이다. 내가 본 것도 과연 원추릴까? 자신이 없었다.
그런 길쭉한 잎이야 흔하고 흔해 난초잎인지 꽃잎지 구별할 재간이 없으니까.
실험삼아 몇 닢을 잘라와서 뜨건물에 슬쩍 데치고 양념을 해서 맛을 보았다. 잎이 연두색으로 다른 풀들 보단 산뜻하고 대부분의 봄나물이 냉이처럼 땅에 바짝 붙어 옆으로 퍼져있는 것과는 달리 난초나 수선화처럼 잎이 위로 곧게 뻗어 상대적으로 깨끗하게 보여 맛을 보는데 크게 저항감이 없었다. 
씹어보니 무슨 특별한 맛이 있진 않았다. 그저 양념 맛만 느껴질  뿐.

어제는 다시 그 곳으로 가 원추리라 여겨지는 잎을 싹둑싹둑 잘랐다. 나름 원추리라고 확신했기에 칼도 미리 준비를 해갔다. 수북히 한 무데기 자른 다음 남편에게 보여주었다.
"이거 원추리 같은데... 알아요?"
" 몰라"
남편이 사진을 찍어 친구에게 보내주자 원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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