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 취하는 삶과 부작용에 대하여
2023/01/03
토마스 빈터베르그 감독. 어나더 라운드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 모를 수가 없다. 나를 바라보는 너희들(반 학생들)의 눈빛만 봐도. 한심과 한숨, 연민과 무시가 뒤섞인 정적. 나(매즈 미켈슨)는 너희가 싫지 않은데 너희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고 싶은데 눈앞이 하얗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 언제 묶였는지 모르고 도무지 풀릴 줄 모르는 삶. 키가 비슷해진 아이들의 무표정과 더 이상 대화하지 않는 아내, 끝을 알 수 없는 거리감. 눈을 마주치며 이야기할 수 있는 성인들과 일상의 규칙을 하나 비틀기로 한다. 낮에 술 마시기. 우리는 선생인데. 취한 몸과 얼굴로 소리 지르고 판서를 하고 처칠과 히틀러를 이야기하고 축구를 지도하고 피아노를 연주하며 합창을 지휘...
Copywriter. Author.
『저항 금기 해방-여성영화에 대하여』, 『너의 시체라도 발견했으면 좋겠어』, 『도로시 사전』, 『광고회사를 떠나며』, 『저녁이 없는 삶』 등을 썼다.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 sk02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