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프레소의 변신

방아
방아 · 시나 소설, 읽고 쓰기를 좋아합니다.
2024/08/21
에스프레소의 변신
♡♡♡

매끄럽고 하얀 겉표면
깜찍한 불투명 데미타세에 담겨
숨죽이고 숨으면
아무도 알 수 없다 그 시커먼 속을

알듯 모를듯 얇게 퍼지는 향과
미지의 용두섬에 피어오른 안개마냥
신비롭게 떠오르는 크레마에
환호하는 사람도 있다

가면의 입자가 치밀할수록
가하는 압력이 커질수록
뽑아내는 눈물 또한 많아지니
검은 욕심은 더 커져만 가고

이국의 고속도로에서 맛본
룽고의 뒷맛처럼
씁쓸함이 팽배한 세상에
병든 패잔병의 저항은 믿음을 잃고
속끓는 이의 병은 깊어져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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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 노트 *

스위스를 거쳐 이탈리아 로마로 가는 길, 1088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대학이 있고 유럽의 문화수도이자 음악도시로 불리는 볼로냐 도시 근처의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렀다가 줄 서 기다리는 현지인들 틈에 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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