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9/19
차별에 무감한 사회
2018년, 첸과 백현, 시우민이 속한 엑소의 유닛인 엑소 첸백시(EXO-CBX)가 두 번째 미니앨범 < Blooming Days >로 컴백했을 때의 일이다. 이들은 컴백 기념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V라이브 방송 '토요일은 첸백시'를 진행했다. 방송 도중 세 사람은 보드게임을 했다. 진 사람은 벌칙으로 분장을 하기로 했다. 첸이 게임에서 졌고 백현이 검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줬다.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본 첸은 "이거 '쿤타킨테' 아니야? 쿤타킨테? 마이콜 같은데?"라고 말했다.
첸이 말한 '쿤타킨테(Kunta Kinte)'는 감비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최초의 흑인 노예 이름이다. 감비아 지역의 '쿤타킨테' 섬 이름을 따 그렇게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흑인 노예의 삶을 다룬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의 소설 <뿌리>(1976)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뿌리>는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만큼 흑인에게 '쿤타킨테'란 억압과 폭력의 기억이자 인종차별과 싸운 투쟁의 역사와 마찬가지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입술에 검붉은 립스틱을 칠하고 '쿤타킨테'라고 칭한 것은 더욱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엑소이니만큼 좀 더 신중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엑소는 물론 이들의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이번 라이뷰 시리즈 민용준 평론가 글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
2018년, 첸과 백현, 시우민이 속한 엑소의 유닛인 엑소 첸백시(EXO-CBX)가 두 번째 미니앨범 < Blooming Days >로 컴백했을 때의 일이다. 이들은 컴백 기념으로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V라이브 방송 '토요일은 첸백시'를 진행했다. 방송 도중 세 사람은 보드게임을 했다. 진 사람은 벌칙으로 분장을 하기로 했다. 첸이 게임에서 졌고 백현이 검붉은 립스틱을 입술에 발라줬다. 분장을 한 자신의 모습을 본 첸은 "이거 '쿤타킨테' 아니야? 쿤타킨테? 마이콜 같은데?"라고 말했다.
첸이 말한 '쿤타킨테(Kunta Kinte)'는 감비아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최초의 흑인 노예 이름이다. 감비아 지역의 '쿤타킨테' 섬 이름을 따 그렇게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흑인 노예의 삶을 다룬 알렉스 헤일리(Alex Haley)의 소설 <뿌리>(1976)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뿌리>는 영화,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그만큼 흑인에게 '쿤타킨테'란 억압과 폭력의 기억이자 인종차별과 싸운 투쟁의 역사와 마찬가지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입술에 검붉은 립스틱을 칠하고 '쿤타킨테'라고 칭한 것은 더욱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특히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팬을 보유하고 있는 엑소이니만큼 좀 더 신중해야 했다. 그러나 당시 엑소는 물론 이들의 소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역시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주제와 관련하여 이번 라이뷰 시리즈 민용준 평론가 글은 '세계로 뻗어나가는 k-po...
5년차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고, 다양한 이슈에 대한 글을 씁니다. 청년정책 및 거버넌스 관련해서 활동하는 활동가이기도 하고요, 정당에도 몸담고 있는 중이에요.
instagram @minjun7682
👍
우리 사회의 구성원 누구나, 무엇이 차별인지 정말 모르고 행해버릴 수 있습니다. 경험이 적은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차별, 혐오를 하면 안돼'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무엇이 차별 혐오인지 함께 배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올바르게 알려줄 동료나 어른들이 주변에 충분하게 있었다면 좋을텐데, 싶더라구요.
제가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가, 차이나타운 앞에서 눈을 옆으로 찢는 손모양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나를 친구로 두고 이런 사진을? 그 사진 찍기 전에도 저랑 있다가 간거거든요ㅎㅎ 순간 기분도 매우 나쁘고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고민을 잠깐 하다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것은 아시안 혐오로 읽히는 제스쳐이며 나는 기분이 나쁘다, 다른 사람들도 보고 기분이 나쁠 것이다. 나는 너의 친구로서 너를 위해 이것을 말한다', 라구요. 다행히(?) 그 친구는 자기가 경솔했다며 제게 사과를 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어요. 무언가 배운 점이 있기를 바랍니다. 분명 저도 모르고 행하는 잘못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함께 배워나가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이번 라이뷰를 전반적으로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박재범과 흑인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 결국 '얼마나 예의를 보이고 존중하는가'가 중요하다는데 저도 동의해요. 인종차별적 요소인가, 오마쥬인가는 얼마나 상호 협의와 존중이 가능한가에 따라 갈라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예시로 들어준 관짝 밈에 대한 블랙페이스 역시 말씀하신 대로 논의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해 나가고 문화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실제로 의정부고 학생들이 인종차별을 했는가가 중점이 되면 안되는거 같아요.
사실 애니나 게임 코스프레의 경우에도, 정말 여러 색조의 화장품이나 정말 고퀄리티면 특수분장까지 해서 최대한 원작을 살리려고 하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런 맥락에서 최대한 따라하려고 했구나 싶긴 했었어요.
아직까지 아시아인이건 흑인이건 인종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약 이러한 현실들이 개정이 된다면 그때는 오히려 흑인이 나오는 밈을 따라하는데 피부색을 바꾸는게 역으로 차별인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전 이번 일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축구 관련해서 눈을 찢는 밈이 나쁜 의도로 쓰이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 사건이 도움이 됐어요.
우리 사회의 구성원 누구나, 무엇이 차별인지 정말 모르고 행해버릴 수 있습니다. 경험이 적은 학생들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다만 '차별, 혐오를 하면 안돼'가 우리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무엇이 차별 혐오인지 함께 배워나가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에게는, 올바르게 알려줄 동료나 어른들이 주변에 충분하게 있었다면 좋을텐데, 싶더라구요.
제가 해외에서 만난 외국인 친구가, 차이나타운 앞에서 눈을 옆으로 찢는 손모양을 하고 사진을 찍어 올린 적이 있습니다. 나를 친구로 두고 이런 사진을? 그 사진 찍기 전에도 저랑 있다가 간거거든요ㅎㅎ 순간 기분도 매우 나쁘고 무시당한 기분이 들었어요. 하지만 고민을 잠깐 하다가,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것은 아시안 혐오로 읽히는 제스쳐이며 나는 기분이 나쁘다, 다른 사람들도 보고 기분이 나쁠 것이다. 나는 너의 친구로서 너를 위해 이것을 말한다', 라구요. 다행히(?) 그 친구는 자기가 경솔했다며 제게 사과를 하고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어요. 무언가 배운 점이 있기를 바랍니다. 분명 저도 모르고 행하는 잘못들이 있을 겁니다. 그래서 더더욱 함께 배워나가고 싶어요.
잘 읽었습니다.
이번 라이뷰를 전반적으로 보면서 저 역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 중에서 박재범과 흑인 문화에 대한 이야기가 인상 깊었는데, 결국 '얼마나 예의를 보이고 존중하는가'가 중요하다는데 저도 동의해요. 인종차별적 요소인가, 오마쥬인가는 얼마나 상호 협의와 존중이 가능한가에 따라 갈라지는거 같아요. 그래서 예시로 들어준 관짝 밈에 대한 블랙페이스 역시 말씀하신 대로 논의에 따라 앞으로 어떻게 이야기해 나가고 문화적으로 합의할 수 있는가가 중요하지, 실제로 의정부고 학생들이 인종차별을 했는가가 중점이 되면 안되는거 같아요.
사실 애니나 게임 코스프레의 경우에도, 정말 여러 색조의 화장품이나 정말 고퀄리티면 특수분장까지 해서 최대한 원작을 살리려고 하기도 하거든요. 저는 그런 맥락에서 최대한 따라하려고 했구나 싶긴 했었어요.
아직까지 아시아인이건 흑인이건 인종 차별을 받고 있는 현실이 존재하기 때문에, 만약 이러한 현실들이 개정이 된다면 그때는 오히려 흑인이 나오는 밈을 따라하는데 피부색을 바꾸는게 역으로 차별인 세상이 오길 바랍니다. 전 이번 일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축구 관련해서 눈을 찢는 밈이 나쁜 의도로 쓰이지 않았던 적이 있었던 사건이 도움이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