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들 귀에 비슷한 한글 자모음이 생김새도 비슷하다 글자의 외형에 음성학적인 특성과 질서가 담겨 있는 한글
내가 가르치는 한국어 학생들에게 받아쓰기를 시켜보면 '눈썹'를 '둔섭'이라고 받아적거나 '미소'를 '비소'로 받아적는다. ㄴ을 d로 잘못 듣고 ㅁ을 b로 잘못 듣는 경향은 오랜 역사가 있는데, 사실 한국인들이 단어 처음의 초성 ㄴ, ㅁ의 콧소리를 약하게 내기 때문이다.
한국인들이 어두 초성의 ㄴ, ㅁ의 콧소리를 약하게 내는 특성을 '탈비음화'라고 한다. 탈비음화 때문에 외국인들은 ㄴ과 ㄷ, ㅁ과 ㅂ을 구분하기 어려워한다.
외국인들이 ㄴ->ㄷ, ㅁ->ㅂ 말고도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비슷한 발음들은 더 있다. ㄷ->ㅌ으로 받아적고, ㅌ과 ㄸ은 정말 구분 못 하며, ㅂ->ㅍ으로 받아적고, ㅍ과 ㅃ도 구분 못 한다. ㄱ,ㅋ,ㄲ도 거의 삼위일체. ㅈ,ㅊ,ㅉ의 구분이나 ㅅ,ㅆ의 구분은 절망적인 수준. '추석 연휴가 짧았지만 즐겁게 잘 지냈나요?'라는 문장을 받아쓰기할 때 한국어 학생들의 눈에 동공지진이 일어난다. 그러다 구분하기를 포기하고 그냥 ㅊ으로 통일해서 '추석 연휴가 찳았지만 츨겁게 찰 지냈어요?'라고 받아적는다.
하지만 ㄴ을 ㅌ,ㄸ으로 잘못 적는 일은 없다. ㅁ을 ㅍ,ㅃ과 헷갈리지도 않는다.
ㄴ-ㄷ, ㅁ-ㅂ처럼 한국어 학생들이 구분하기 힘들어하는 자음들의 연쇄를 써보았다.
<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