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은 존재하지 않는다> : 솔직히, 이 영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정기훈
정기훈 인증된 계정 · 씨네필, 한량, 이것저것 합니다.
2024/04/27
네이버 영화
제목부터 예술영화의 냄새를 풍긴다. 악이 존재하지 않는다니. 어떤 악을 말하는 것일까 궁금했다. 악에 대한 내용을 어떤 식으로 풀어냈을까. 포스터 속 소녀는 무언갈 바라보고 있다. 괴물을 본 것인가. 드라이브 마이카의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영화라서 엄청 느린 영화겠지 생각했다. 영화 보기 전엔 호기심이 충만했다. 영화를 보면서는 느린 속도와 싸웠고 끝나고선 끝없이 생겨나는 물음표와 시름했다. 물음표가 뒤통수를 세게 치는 영화였다.

순수하고 파랗게 거친

영화의 배경은 눈 덮인 벌판과 호수 그리고 숲속의 마을이다. 이를 휘감는 색상은 낮은 채도의 푸른색이다. 연남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보통 자연은 아름답다고 일컬어지지만 여기선 그렇지 않다. 차갑고 거친 느낌이 든다. 주인공 타쿠미와 하나의 옷 색상도 파랗다. 차가운 색상에 어울리게 타쿠미의 말투도 차갑다. 아니꼽게 느껴지기도 한다. 글램핑 사업을 위해 마을을 찾아온 타카하시와 마유즈미를 대하는 마을 사람들 태도도 비슷하다. 그렇다고 이들의 인간성이 악하다는 것은 아니다.
   
반면, 글램핑 사업을 위해 동네에 찾아온 타카하시는 다르다. 주인공과 1:1 대조가 될 만큼 외투 색상부터 주황색이다. 반말을 쓰는 주인공과 달리 비즈니스적이지만 말투에는 예의도 묻어있다. 적극적인 모습도 보인다.(물론, 사업을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이니.) 타카하시와 타쿠미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바라보면 원주민과 이주민들 사이의 흔한 갈등 구조로 볼 수도 있다. 수용과 배척 그 사이 어딘가에서 오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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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쿠미와 하나 그리고 자연에서 풍겨지는 파란색은 깨끗하거나 순수한 느낌을 불러일으킨다. 유해한 느낌이기도 하다. 친환경적 입장에 가까운 타쿠미와 마을 사람들을 보면 응당 푸른색의 배치가 어울린다. 그리고 이들을 설득시켜 사업을 성공시키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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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영화 그 이외에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가집니다. 한 우물을 파기보다는 여러 우물을 깔짝 깔짝 파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기록하려 합니다. 윤석열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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