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리 오브 라이프] 상처를 극복하는 가장 성숙한 방법

강현수
강현수 · 영화와 冊.
2023/08/11
트리 오브 라이프 포스터

우리는 어디에서 왔고, 무엇이며, 어디로 가는가? 거대한 질문이 던져진다. 그리고 화해를 말한다. 우주를 말하지만 인간의 이야기이며, 한 개인의 가정사는 인간 일반의 이야기로 도약한다. 그 역도 가능하다. 우리가 인간에게 관심을 갖는 이유는 다름 아닌 우리가 인간이기 때문이다. 나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이며, 우주의 이야기는 결국 인간의 이야기로 압축된다. ‘내 안의 우주’는 결코 작지 않다.

 만약, ‘그 길’을 가지 않았다면 나는 행복했을까? 우주 A에 사는 내가 이런 질문을 떠올리며 회한에 잠겨 있을 때, 우주 B에 사는 나는, 그 길을 선택했다면 행복했을지를 두고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선택을 해도 후회하는 존재라면 어떤 선택을 해도 좋다는 뜻 아닐까?

 나이가 들면 좋은 게 하나 있다. 어머니 아버지의 표정을 마침내 이해하게 된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꼭 좋다고 볼 수는 없을 텐데, 발가벗겨진다는 의미이기도 해서 그렇다. 이해는 그리움과 사랑의 원천이기도 하지만 실망과 증오의 재료이기도 하다. 어머니의 사랑과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에게 다르게 비춰진다. 아들은 거친 사랑을 의심한다. 하지만 사실은 같은 사랑이다. 그 사실을 일찍 깨달았다면 어땠을까? 우리 삶이 지금보다는 나아졌을까?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테런스 맬릭에게 많은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를 자주 오마주한다. “정신상태나 기억을 묘사하는 방식을 배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단순한 컷으로 회상 장면과 플래시백을 편집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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