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개발자입니다2] 3. 개발자 부부

청자몽
청자몽 · 꾸준한 사람
2023/06/28
개발자 커플이었다가, 부부가 됐다. 남편은 지금도 개발자고, 나는 6년전에 그만 둔 전직 개발자다. 열세번째 이야기 :



IT개발자 노동조합 총연합회가 없는 이유
농담 같은, 그냥 하는 이야기

시계 건전지를 갈았다. 건전지 원가가 개당 500원도 하지 않던데, 귀금속 가게에 가면 5천원씩이나 받았다. 지지대와 도구와 건전지를 샀다. 가끔 갈아준다. ⓒ청자몽

웃자고 하던 이야기 중에 하나가 바로 "왜 개발자 노조 총연합회는 없을까?" 였다. 각자 의견을 내다가, 누군가 결정적인 이야기를 했다.

개발자 노조는 있을 수 있어요. 그리고 모여서 한 목소리 내고 싶고. 그런데 모이기로 한 날이 하필 '데드라인'날이면 못 가잖아요. 그날까지 해야할 일 있는데, 가긴 어딜 가요. 그러고 모였는데, 갑자기 장애 터지졌다고 전화오면 바로 달려가야 하잖아요. 그러니 뭐가 되겠어요?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네. 그러네. 마감날이나 서비스 장애 터지면 진짜 답이 없지.




개발자 부부, 개발자 부모님
가능했을까?

개발자 부부를 별로 본 적이 없다. 보통은 다른 직종의 사람과 결혼을 했다. 개발자 부부도 별로 못 봤지만, 거기다가 아이를 키우는 개발자 부부는 거의 못 봤다. 내가 한참 일할 땐 그랬는데, 지금은 모르겠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으니.. 다르겠지만.

개발 일정 맞추려면, 모든 사생활을 포기해야 했다. 야근, 주말, 연휴 근무 등... 그리고 만약 장애가 터지면, 서비스 엔지니어가 아니어도 내 영역이면 밤이고 낮이고 전화를 받거나 연락을 받아야했다.

예전엔 미혼이라 그게 가능했고, 결혼 후엔 아이가 없으니 가능했다. 그렇지만 지금 같으면 가능할까? 요새 열감기가 유행이다. 다른건 몰라도 열감기면 유치원에 보낼 수 없다. 집에서 돌봐야 한다. 그럴 경우, 결국 엄마가 봐야한다. 개발자로 일하는 중인데, 한밤중에 서비스 장애가 생긴다면? 그런데 아빠도 야근 중이면.. 그때 아이는 어떻게 되는가?

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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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 전직 개발자, 이현주입니다./ 한국에서 10년, 미국에서 7년반 프로그래머로 일했습니다./ 현재는 집안 잔업과 육아를 담당하며, 마침표 같은 쉼표 기간을 살아갑니다./ 일상과 경험을 글로 나누며 조금씩 성장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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