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걸었다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3/28
출처-픽사베이
<거꾸로 걸었다> - 천세진

    포르투갈 어느 마을 사람들은 슬픈 일을 당하면 거꾸로 걷는다.* 최초의 어느 슬픔이 여러 세대를 거치며 애도의 양식이 되었다.
   
    돌처럼 앉아 달을 거슬러 가던 구름이 놓아버린 무게에 젖던 밤, 거꾸로 걷는 것이 애도임을 알았다. 
   
    거꾸로 간 길의 끝에 사랑을 잃기 전이, 아직 애도를 모르는 사랑이 있을까. 
   
    애도를 모르던 때로 돌아가려고 거꾸로 걸었으나, 과거는 거꾸로 간 길의 끝에 있지 않았다. 
   
    막 불 꺼진 방, 막 지나온 골목, 막 떨어진 동백꽃, 막 빗방울 속으로 편 우산을 향해 거꾸로 걸었으나 어느 하나 다시 가까워지...
천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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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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