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가 없어 다행이야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4/02/26
'동지가 지나 열흘이면 해가 노루꼬리 만큼 길어진다' 는 말이 있다. 노루 꼬리는 있는둥 마는둥 아주 짧아 아주 쬐끔씩 길어지는 해에 비유한 모양이다.
그렇게 짧은 노루꼬리처럼 조금씩 길어지는 낮시간도 나날이 쌓이다 보니 어느결에 해가 많이 길어졌구나 문득 느끼게 되는 요즘이다.
눈을 떠서 힐끗 창을 바라보면 늘상 어둡거나 희뿌옇기만 하던 창이 요즘은 제법 환하게 느껴진다.
해가 질 때도 빨간 해가 서쪽 산에 걸렸다가 쏙 뻐져버리는 시간이 제법 늦춰졌다.
추울 때는 그도저도 못 느끼다가 2월도 다 지나가는 이제서야 새삼 깨닫게 된게 멋쩍다.

누군가가 사람에게 꼬리가 없는게 다행이라 했다. 원래는 사람도 꼬리가 있었다고 한다. 아직도 우리가 꼬리뼈라고 부르는 그 부분에 꼬리가 있었겠지. 
동물들은 꼬리로 감정을 표현하지만 언어가 있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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