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가게의 우롱차를 좋아하세요? 7 - 맥주가게의 우롱차를 좋아하는 사람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3/20
((맥주가게의 우롱차 시리즈를 다시 살펴보던 도중, 7화가 빠져 그동안의 연재 번호를 바꾸고, 7화를 껴넣습니다.)) 

1.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5장 '자, 뭘 써야 할까?' 챕터는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챕터다. 가장 좋아하는 챕터라 할 이야기도 많지만 곤란한 점도 있다. 이미 이 챕터를 인용한 글을 쓴 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연재를 시작하게 된 것도 그 글을 쓰면서 '아니, 아무리 리뷰라지만 이 책을 하나의 포스팅으로 다룬다는 게 말이 안 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누가 '책 한 권을 줄줄이 길게 리뷰로 다루면, 누가 네 글을 읽니? 차라리 하루키 원본 책을 읽지'라고 말해도 솔직히 할 말이 없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이 책에 대해 할 말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글을 통해 하루키 책을 읽어본다면 그건 더 좋은 일이고 말이다.

이 장을 통해 3가지 이야기를 해볼 수 있다.

  • 지속가능하게 글을 쓰려면 외부의 힘이 아닌 내부의 '자연 재생 에너지'가 필요하다.
  • 소설가에게 필요한 자질은 빠르게 평가 내리는 능력이 아닌 관찰 능력이다.
  • 하루키는 글감을 따로 메모하지 않고, 머릿속의 '캐비닛'에 글감을 저장해 두는 걸 좋아한다.  
2. 하루키는 전쟁을 모티브로 쓰는 헤밍웨이를 두고 묵직한 소재를 가지고 출발한 작가로 분류하고, 초기 소설이 좋다고 말한다. 헤밍웨이가 계속 전쟁에 참가하고 투우에 빠지거나 낚시에 빠진 모습을 보고 '항상 외적인 자극이 필요했던 것'이라고 봤다.

반면 자신은 묵직한 소재에 대해 쓰지 않아 가벼운 이야기를 쓰는 사람으로 비판을 받았다는 이야기도 한다.

다만 그런 자신에 대해 '써야 할 것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은 말을 바꾸면 '무엇이든 자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이라 이야기한다. 오히려 묵직한 소재에 기대지 않고 자신의 내측에서 스토리를 짜낼 수 있는 작가라면 도리어 글쓰기가 편하다고 한다. 이것이 하루키가 말하는 '자연 재생 에너지'이다.

하루키는 오랫동안 외부에서 '이런 건 소설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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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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