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질문

박순우(박현안)
박순우(박현안) · 쓰는 사람
2022/12/02
가난을 선택했던 지난 삶을 반추하며 늘 숙제같은 질문을 던진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가난을 선택한 삶 中>

이 영화를 보고 나는 내가 그동안 거쳐온 많은 집들을 떠올렸다. 집이란 무엇인가.<집이란 무엇인가 中>

촘촘히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도 하루 하나라도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을 내려놓기가 어렵다. 이제 내게 남은 게 몸뚱이가 아니라 글이기 때문일까.<찰나의 시간, 하루 中>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쓴 지 14개월째다. 종종 그동안 쓴 글들을 돌아본다. 거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바로 질문이 꼭 들어가 있다는 것. 질문은 나를 향하기도 하지만, 때로 세상을 향하기도 한다. 매일 글을 쓴다는 건, 끊임없이 내 자신과 세상에 질문을 던지는 것과 같다. 살기 위해 시작한 글이었다. 편안한 숨을 쉬기 위해 쓴 글이었다. 그런 글이 나를 자꾸 질문의 세계로 이끈다. 나는 무엇이 그토록 궁금한 걸까. 

  이십대 때 SNS에서 한 사진을 보고 멈춰선 적이 있다. 사진 속에는 사오십 대로 추정되는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함께 와인잔을 높이 들며 환하게 웃고 있었다. 여자들은 화려하게 화장한 얼굴에 다들 퍼를 두르고, 반짝이는 장식을 하고 있었다. 남자들은 말끔한 외모에 명품 수트를 차려입은 모습이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사회적으로 성공한 이들이 즐기는 파티 같아 보였다. 그 사진 아래 이런 댓글이 달려 있었다. "이렇게 늙고 싶다"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다. 저렇게 늙고 싶다. 젊고 파릇하지만 안정과는 거리가 먼 이십 대의 눈에 그 사진 속 인물들은 선망의 대상이 되기에 충분했다. 중장년층이 되면 청춘보다는 훨씬 안정된 일상을 영위하며 화려함을 갖춘 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 자기가 번 돈을 쓰며, 자신의 부를 적당히 과시하며 사는 삶. 외제차를 끌고 널따란 아파트를 소유한 잘 나가는 어른. 나는 한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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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씁니다. 『아직도 글쓰기를 망설이는 당신에게』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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