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시간, 하루
서른이 넘고 아이 둘을 낳고, 마흔도 넘어가고. 이제 나는 더 이상 가진 건 몸뚱이뿐이라는 말을 입밖으로 꺼낼 수가 없다. 체력은 하루가 다르게 저하되어 가고, 마음과 다른 몸 상태로 인해 난처한 일들을 겪는 게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요즘은 부쩍 마음으로는 열 가지의 일을 할 수 있겠다 싶다가도, 체력이 다해 결국 예닐곱 가지만 하고 손을 놓을 때가 많다.
카페를 온전히 책임진 지 사흘째. 아침에 남편을 보내고 아이들도 등원 등교를 시키고, 잠깐 집안일을 한다. 그러다 시간이 되면 카페 문을 열고 본격적인 일의 시작. 연휴 뒤끝이라 손님이 많은 편도 아닌데, 잡다한 일은 뭐가 그리 많은지. 떨어진 물건들을 포장하고 원두를 볶고 청소에 그릇 정리에 메뉴 제조에… 글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하니 틈틈이 글까지 쓰고 나면 어느새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다.
텅빈 운동장에서 아이들을 조금 놀리고 집에 돌아와 씻는 걸 봐주고 나면 저녁밥 지을 시간. 혼자 카페에서 대충 점심을 먹다보니 이 시간쯤 되면 허기가 진다. 부랴부랴 밥을 안치고 첫째 알림장을 살펴보고, 아이들 질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