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오는 밤의 산책로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2/04/25
꽃의 세상이 가고 잎들의 제국이 남은 계절을 지배할 겁니다
고개 들어 제국의 환호성을 봅니다
가로등 사이로 불빛에 등뼈를 드러내거나
배를 들어낸 연두색 치어들 처럼 바람에 몸을 움직일 수 없을 때 까지 뒤척입니다

살아있다는 건 바람을 기다리는 일
바람이 일면 몸을 뒤척이는 일

바람이 일고 빗 방울이  떨어집니다
집으로 돌아와 젖은 옷을 털어내자 가로수에서 떨어진
꽃씨들이 떨어 집니다

털어내지 못한 꽃씨들이 싹을 틔우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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