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상맞다고 해서 미안해

영롱할 영
영롱할 영 · 책 곁에 살다 거제로 오게 된 사람.
2024/04/19
본인 제공

요즘 우리 부부에게는 서로의 경제관념을 맞추어가는 것이 큰 화두 중 하나다. 연애한 지는 오래되었어도, 같이 산 지는 3개월 된 우리이기에 '경제적 공동체'로서 함께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꽤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나는 12년 간 혼자 살아왔던 사람이라, 혼자 벌어서 혼자 쓰는 생활이 익숙하기도 하고 나름대로의 저축과 재테크를 통해 여행이나 취미 활동 등으로 나에게 투자하는 돈을 잘 소비해왔다. 반면 그는 형편이 어려운 편이 아니었음에도 최대한 아끼는 방향으로 항상 살아왔던 사람이었고, 절제하는 것이 몸에 밴 사람이다. 그런 우리가 앞으로 평생을 같이 살게 되니 맞출 부분들이 꽤 많을 수밖에.

남편은 언제나 알뜰하게 생활해왔다. 술은 집에서 나랑만 마시고, 담배라곤 펴 본 적 없는 사람인데다 먹는 것에 크게 기호도 없는 편이다. 교도관인 덕분에 옷은 근무복을 위주로 입고 다녀서 계절마다 바지 몇 개와 티셔츠 몇 장으로 생활하곤 한다. 게다가 휴대폰 요금은 알뜰폰으로 네비게이션을 쓸 때 말고는 데이터를 거의 쓰지 않고, 커피에도 취미가 없어서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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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언제나 스탠바이> 2014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부문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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