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우울해지려고 태어나는 거야

적적(笛跡)
적적(笛跡) · 피리흔적
2024/07/17


그곳엔 비가 그쳤나요? 아직 그쳐가는 중인가요? 창가에 빗방울이 멈춰있어요. 바람도 잠시 불지 않고 그래도 가로수 끝으로 바람이 부는지 나뭇잎들은 파도처럼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부서지고 있습니다. 
   
길가로 나서자 우산을 이제 펼쳐 쓰는 사람과 택시에서 내려 우산을 펼치려다 다시 접는 사람 그리고 비를 맞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는 비를 맞는 사람 역할을 맡아 가만히 사람들을 바라다봅니다. 아무 표정도 없이 길을 걷습니다. 그는 아직 이런 날의 표정을 정하지 못했어요
   
언젠가 이렇게 비를 맞은 날이 있었죠. 아마도 그나 그녀도 이미 알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의 관계라는 건 시계 속 작은 톱니 같은 거라는걸요. 서로 몸의 가장 예민한 부분을 맞물려가며 서로 마주치면 어디 있는지 모를 톱니들이 그리고 어디서부터 전달되는지 모를 무언가 풀려가고 있다는 감겨있던 힘이 아주 미세하게 풀려가고 있다는 느낌,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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