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의 시절과 편집증적 세계

천세진
천세진 인증된 계정 · 문화비평가, 시인
2024/04/03
출처-픽사베이
입의 시절과 편집증적 세계 - 천세진(문화비평가, 시인)
   
세계는 크고, 인간은 작다. 그 때문에 인간이 만든 세계는 편집증적이거나, 편집증의 산물이다. 모든 시선과 해석이 공평하게 담긴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껏 존재한 적이 없었고, 앞으로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세계가 편집증의 산물이라는 사실은 나쁘기만 한 것이 아니다. 덕분에 다양성이 탄생했고, 세계는 다양성 덕분에 존재를 이어왔다. 

편집증은 거대 세계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견디는 생존 법칙이기도 하다. 특수한 공간에서 살아가는 존재들이 그 공간에서만 통용되는 특수한 방식을 만들어내지 않았다면, 지구는 생명체들이 가득한 공간이 되지 못했을 것이고, 인류도 지구 곳곳에서 다양한 문화적 존재로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다. 불완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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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순간의 젤리>(2017 세종도서 문학나눔 선정), <풍경도둑>(2020 아르코 문학나눔도서 선정), 장편소설<이야기꾼 미로>, 문화비평서<어제를 표절했다-스타일 탄생의 비밀>, 광주가톨릭평화방송 <천세진 시인의 인문학 산책>, 일간지 칼럼 필진(2006∼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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