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기다리며
철이는 오늘도 집에서 나와 학교로 향합니다. 가을 운동회가 끝난 뒤로 다리를 건널 때면 이제 바람이 다릅니다. 지난 여름 뜨거웠던 열기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차가워진 바람이 머리를 상쾌하게 합니다. 가을이 되니 살 것 같습니다. 학교에서는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책을 읽으라고 말하지만 책 말고도 할게 많아 좋습니다.
먹을 것도 많고 놀아도 땀이 많이 나지 않아서 그것도 좋습니다.
다리를 건너니 지난 봄 식목일에 길 양옆에 뿌려 놓은 코스모스씨가 이제는 하늘 거리는 코스모스 꽃이 피어 났습니다. 하양, 분홍, 자주 빛깔 코스모스가 무더기로 줄지어 피어 있는 길로 걸어 가니 특별한 기분이 듭니다. 하늘은 그지없이 파랗고 구름은 새하얗게 흐르고 그 아래 바람은 음악이 되어 코스모스를 흔들어 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