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연애[연대]하는 나의 이야기
군대 가고 첫 외출 나오는 날, 애인이 부산에 내려오기로 하였다. 아침 9시쯤 만나서 저녁 7시까진 부대에 다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다정하게 인사 나눌 여유 같은 것도 없었다. 두 달간 만나지 못한 서러움을 반나절 안에 압축적으로 해치우고 나니 금방 어둑해졌다. 겨울이었다.
한사코 말렸는데도 애인은 부대 들어가는 나를 보고 가겠다고 하였다. 택시를 타고 부대 앞에 내려, 들고 있던 커피를 애인에게 건네주고는 어색하게 손을 흔들고 부대로 들어갔다. 제대한 지 2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그 장면을 복기하는 것이 너무 아릿하다. 애인이 보고 있는 나는 암흑 속으로 돌진하고 있었고, 애인을 보고 있는 나는 빛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