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재민이 되다. 3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7/20
6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에 사과농장 사람들과 식사를 하고 곧장 우리 동네로 출발했다.
농장 앞에서 내려 집까지는 혼자 산길을 걸었다. 이른 아침의 산은 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은 듯 깊은 안개에  잠겨있었다. 축축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산 아래, 구름을 떨쳐내는 듯한  읍내 풍경도 사진에 담으며 천천히 걸어올라 갔다.
산에서 냐려다 본 이른아참 읍내 풍경 일부

집 어귀에 다다르자 큰 소리로 부른다.
"치즈. 치즈야~!" 
치즈가 쏜살같이 달려와 마구 뛰어오른다.
달라진 건 아무것도 없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맨 먼저 남편방 문을 열어제치고 이불보와 베개커버들을 벗겨 세탁기에 집어놓고 대대적으로 방청소를 시작했다. 평소엔 자기방은 자기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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