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을 게워내다

윤영ㅅ
윤영ㅅ · 병원채플린 & 미국성공회 사제
2024/05/15
인간은 이미 만들어진 서사, 즉 과거로부터 이어진 현재의 모든 전통과 문화 안에 종족 보전을 위해 길들여진다. 만들어진 신을 만나고 그 신을 추앙하거나 부정하거나 믿거나 말거나. 이미 짜여진 판 속에서 삶의 목적과 의미라는 미명 아래 존재의 쓸모가 정해진다. 그 안에서 행복과 불행을 느끼고 이 몸뚱이가 드러내는 삶 그 자체는 착각 속에서 잊혀지고 죽어간다. 죽음은 삶의 목적과 의미라 부른 모든 것이 부질없음을 폭로한다. 종교의 내세에 대한 가르침은 죽음의 입에 물린 자갈이다. “이 자갈을 먹는 자는 영생을 얻으리라!”

나는 자갈을 게워낸다. 이 만들어진 서사를 철저히 해부하려는 욕망은 가히 성스러운 일이다! 나는 '나'라는 자의식, 정체성은 주어진 서사 안에서 만들어져 이렇게 조작된 나로 살다가 죽길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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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떠오르는 생각 한 줌 집어 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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