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이야기로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려고 한 건 언제부터?
2023/08/10
'납량 특집'이라고 하면 '공포 영화'나 '공포 드라마'를 쉽게 떠올리게 됩니다. 요 근래는 잘 쓰이지 않는 말인 것 같더군요. 낯선 말이 되어서인지 '납량(納涼)'을 '남양'이나 '남량'으로 오해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들일 납(納)에 서늘할 량(涼)을 써서 '서늘함을 들인다'는 뜻으로 여름에 더위를 피해 시원함을 느끼게 하는 활동을 말할 때 쓰이는 표현입니다. 요새 말하는 '피서'(避暑, 더위를 피하다)와 비슷한 의미입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납량'이라고 하면 '공포 이야기'와 등치되었습니다.
'납량'이라는 표현은 조선시대에 그렇게 활발하게 쓰인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몇 번 등장하지 않습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신문에서 쓰인 것을 보면 '납량하다'라는 표현으로 종종 활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만, 본격적으로 신문에 많이 등장하게 된 것은 1910-30년대입니다(신문이 늘어난 효과도 있겠습니다만). 이 당시에는 당연히 한국에 영화나 드라마가 일상화되지 않았으니 '납량 특집'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리가 없지요.
'납량열차', '납량음악회', '납량사진', '납량시장' 등과 같은 표현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 맞이 피서 활동들이라는 의미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쓰였습니다. 단적으로 '납량영화'라는 표현이 1930년대에 쓰인 맥락을 보면 차이가 확 느껴집니다.
1938년 〈매일신보〉의 한 광고에 '납량영화'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애독자 위안 납량 영화대회"에서 상영 영화의 리스트는 "(1) 조선영화[철?]인도 (2) 대활극[막통가?] (3) ...
'납량'이라는 표현은 조선시대에 그렇게 활발하게 쓰인 표현은 아닌 것 같습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몇 번 등장하지 않습니다.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 신문에서 쓰인 것을 보면 '납량하다'라는 표현으로 종종 활용된 것을 볼 수 있습니다만, 본격적으로 신문에 많이 등장하게 된 것은 1910-30년대입니다(신문이 늘어난 효과도 있겠습니다만). 이 당시에는 당연히 한국에 영화나 드라마가 일상화되지 않았으니 '납량 특집' 운운하는 이야기가 나왔을 리가 없지요.
'납량열차', '납량음악회', '납량사진', '납량시장' 등과 같은 표현이 쓰이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여름 맞이 피서 활동들이라는 의미에서 이러한 표현들이 쓰였습니다. 단적으로 '납량영화'라는 표현이 1930년대에 쓰인 맥락을 보면 차이가 확 느껴집니다.
1938년 〈매일신보〉의 한 광고에 '납량영화'라는 표현이 등장합니다.
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