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등에 업은 놈이 성공한데이" - 이호철의 <소시민> 깊이 읽기(3)

칭징저
칭징저 · 서평가, 책 읽는 사람
2023/03/31
이호철, <소시민>

"미국을 등에 업는 놈이 성공한데이" - 『소시민』 속 인물의 현실 대응 양상 
   
소설 속 인물들을 크게 3가지 분류로 나누어 보았다. 

1) 소시민화의 양상을 보이는 인물, 2) 소시민의 경계에 서 있는 인물, 3) 그렇지 않은 인물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소시민화의 양상을 보이는 등장인물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소시민화된 인물과 현실적인 이유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소시민이 될 수밖에 없던 인물으로 나누어보았다.

먼저 소시민화의 양상을 보이는 인물들 중에서도 적극적으로 소시민화된 인물의 공통점은 끝까지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전시 자본주의의 물결을 타고 자신들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대표적으로 좌익 출신의 ‘김씨’, 이북에서 내려온 ‘광석이 아저씨’ 등이 해당 인물이다. 그들은 상승의 욕망과 더불어 적극적으로 전시 자본주의의 현실을 수용한다.

첫 번째로 ‘김씨’라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변화하는 시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부상하는 인물이다. 현실의 부정적 면모에 부딪치면 과감하게 상승을 지향하는 공간으로 몸을 옮긴다. 현실에서의 모순을 극복하는 방법은 새로운 변화여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러한 그의 가치관은 다음 부분에서 잘 드러난다.
   
“나는 원래 뛰어드는 것도 빠져 나오는 것도 빠릉 기라. 산전수전 다 겪어보았고, 미련이라고는 추호도 없능 기라. 이왕 유식자는 몬 되지만 나대로 눈치 하난 있능 기고, 또 새로 살아나갈 자신도 어지간히 서 있능 기고, 흔한 유식자들처럼, 너희들처럼 구질구질하지는 않능 기라. 닌 우이 생각하노?”
   
위에서도 잠깐 언급했다시피, 그는 원래 해방 직후 50년대까지 이 바닥을 휩쓸던 극좌 모험주의에 있던 사람으로, 그 활동에 한 때 목숨을 건 투쟁까지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하지만 온갖 풍상을 겪으며 강한 생활력을 소유하게 되어 세상 돌아가는 속내에 훤해진다. 그러면서 아래에서 설명할 ‘정씨’라는 인물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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