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의 고고인류학 336편 - 터키 뿐 아니라 다음 날부터 모든 이슬람 국가들 이드 알 아드하(عيد الأضحى) 명절 기간의 시작

알렉세이 정
알렉세이 정 · 역사학, 고고학, 인류학 연구교수
2024/06/24
터키 뿐 아니라 모든 이슬람 국가들은 내일부터 3일 동안 이드 알 아드하(عيد الأضحى) 축제 기간에 돌입한다. 그래서 오늘 토요일임에도 사람들이 붐비고 있는 것이다. 이드 알 피트르 축제 기간에 이드 알 아드하 축제 기간은 이슬람 국가들에서 최고 명절 기간 중에 하나인 것이다. 이드 알 아드하(عيد الأضحى)는 이슬람교의 중요한 정규 축제 중 하나로, 이슬람력 12월 10일에 열리는 제물을 바치는 축제이다. 이슬람 이전에 메카 근교에 있는 마나의 골짜기에서 있었던 제물을 바치는 관습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이는 아브라함이 알라의 명으로 이스마엘을 제물로 바치려다 알라의 제지로 대신 염소를 바친 것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사진 : 이드 알 아드하 포스터, 출처 : Алексей Зён의 페이스북

아브라함은 노인이 될 때까지 자식을 얻지 못했다.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Sarah)는 하나님께서 이 약속을 지키시리라 믿을 수 없었다. 사라는 이미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나이를 훨씬 넘어섰기 때문이었다.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이집트인 하녀 하갈(Hagar)을 부인으로 맞을 것을 권했고 둘 사이에서는 장자 이스마일(Ishmael)이 태어났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약속대로 정실인 사라를 통해서도 아들을 얻게 되는데 100살이 되어 이삭(Issac)을 낳은 것이었다. 하나님은 그렇게 얻은 귀한 아들 이삭을 산 제물로 바치라 했고 아브라함은 그 뜻을 따라 이삭을 제물로 바치기 위해 모리아(Moriah) 산으로 향한다. 하나님은 미리 다른 제물을 준비해두고 있었고 아무 의심 없이 하나님의 뜻에 따랐던 아브라함에게 큰 축복을 내린다. 

<꾸란(Qur‘an)>에서는 이브라힘(Ibrāhīm, 무슬림들이 아브라함을 부르는 이름)이 하니프(hanif, 유태인도 아니고 그리스도교도도 아니며 우상 숭배자도 아닌 진정한 유일신론자)라고 말한다. 이슬람에서는 신께서 이브라힘의 신앙을 시험하기 위해 그의 아들을 희생물로 바치라고 명령하셨을 때 주저 없이 오직 신께 복종했던 이브라힘의 신앙을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시한다. <꾸란>에서는 또한 이브라힘이 진정으로 사랑한 아들은 이샤크(Ishag, 기독교 성서의 이삭)가 아닌 큰아들 이스마일(Ismaīl, 기독교 성서의 이스마일)이었고 하나님이 제물로 바치라고 한 것도 이스마일로 나온다.

기독교 성서 구약의 창세기 22:2는 “여호와께서 말씀하시길 네 아들 네 사랑하는 독자 이삭을 데리고 모리아 땅으로 가서 내가 너에게 가리켜주는 산의 한 곳에서 그를 번제로 바쳐라”라고 되어 있으며, 16절에서도 “……네가 네 아들 네 독자라도 내게 아끼지 아니하였으니……”라는 구절이 나온다. 무슬림들에 따르면 이샤크가 태어났을 때 형 이스마일이 살아 있었기 때문에 이샤크는 독자가 될 수 없다. 

결국 이 일화는 이샤크가 태어나기 이전의 일이며 제물로 바친 아들은 이스마일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추방된 것도 이스마일이 아니라 오히려 이샤크 쪽이었다는 것이 이슬람의 해석이다. 이슬람 전통에서는 먼저 하나님과 이브라힘의 약속을 매우 중시한다. 이 약속은 이샤크가 태어나기 전에 맺어진 것이었기 때문에 이스마일은 ‘약속의 아들’이고 이브라힘의 합법적 상속자다. 그는 장자였고 할례를 했으며 합법적 아들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스마일의 자손이 큰 민족을 이루게 하리라”고 말씀하신 이 위대한 민족이 마침내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배출한 아라비아 민족이다. 무슬림들은 창세기에서 이샤크의 이름이 이스마일의 이름을 대신해 쓰인 것은 유태 기독교 전통의 구원의 역사에서 헤브루(Hebrew)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본다. 결국 역사적으로 유태인과 아라비아인은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고 민족이 갈라진 계기는 바로 이브라힘의 아들 이스마일과 이샤크의 상속권 분쟁 때문이었다. 

유태인들은 적통을 이삭으로 보는 것이고 아라비아인들은 적통을 이스마일로 보는 것이다. 결국 유태인과 아라비아인은 모두 이브라힘의 자손이라는 역사를 공유하고 있다. 이삭은 어머니가 유태인 출신이고, 이스마일은 어머니가 이집트 출신이라는 것이 다를 뿐이다. 그래서 결국은 유태교와 이슬람과 기독교는 모두 같은 역사를 공유하게 되는 것이다. 

순례자뿐만 아니라 일반 신도들도 한 사람에 염소 한 마리씩(낙타는 7명이 한 마리)를 제물로 바치고, 그 고기의 3분의 1은 자기가 먹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에게 주거나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데, 이 물건들은 신의 것으로 간주하여 매매하지 못한다. 신도들은 깨끗한 옷을 입도록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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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라시아의 역사학자 고고학자, 인류학자. 역사, 고고, 인류학적으로 다양하게 조사, 연구하기 위해서 역사, 문화적 체험을 중시하고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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