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자유'를 달라.

얼룩커
2022/01/19
"엄마 우리 집에서 엄마가 제일 힘든 것 같아. 엄마는 밥도 하고, 청소도 하고, 빨래도 하고, 액세서리도 만들고, 노트북 일도 하고, 택배 붙이고 돈도 벌어야 하고, 우리 먹여줘야 하고, 씻겨줘야 하고, 엉덩이도 닦아줘야 하고 엄마는 하는 일이 너무 많잖아. 그렇지?"

"아니야 엽아. 아빠도 엄마도 똑같이 힘든 거야 누가 더 힘들고, 덜 힘든 건 없어."

"그런데 아빠는 그냥 일만 하면 되잖아!"

"아빠는 일찍 일 나가서 늦게까지 회사에서 정말 많은 일을 하셔 아빠도 매일 바쁘시잖아. 그래서 엄마, 아빠는 너희를 위해 똑같이 노력하고 똑같이 사랑해."

어느새 일곱 살이 되는 첫째 아이는 요즘 종종 이런 얘기를 하곤 한다. 속싸개에 꽁꽁 싸져 눈만 끔뻑거리던 조그맣던 그 아이가 언제 다 자라 이런 말을 내게 해주는지 그저 신기하기만 한 요즘이다. 요 작고 고운 입술에서 나오는 말들을 듣고 있자면 나는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아이의 말이 기특하기도 하고, 감동스럽기도 하면서 나의 아등바등하는 몸짓이 아이의 눈에까지 비쳤나 괜히 내 스스로가 짠하기도 하다.

나는 '자유'를 원한다. 누구에게나 자유라는 의미와 범위는 다 다를 것이다. 나에게 진정한 자유는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내가 가고 싶은 곳을 가고, 내가 배우고 싶은 것들을 배우는 것이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들으면 헛된 꿈이라고 작은 것에 만족하고, 미래에 살지 말고 오늘에 살라고 조언해 줄지도 모르겠다.

나는 그런 조언과 교육을 수도 없이 세뇌받고 자랐다. 그런 교육으로 인하여 그것이 정답인지 알고 사는 사람들도 꽤나 많다. 사실 나는 누구보다 오늘만 보고 걱정없이 살고 싶은 사람 중 한 사람이다. 오늘만 생각하고 오늘에 살려면 미래에는 걱정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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