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만화 역사를 바꿀 스포츠 만화가 나왔다. 어른들의 만화방을 찾았고, 이후 만화방 만화는 더 드라마틱한 장편으로 진화했다. 1983년 만화방 만화로 처음 출간된 이현세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으로 높아진 야구 인기와 <공포의 외인구단> 인기는 1980년대 야구만화의 시대를 만들었다. 아시안 게임도 끝났으니, 한국 스포츠 만화 이야기 두 번째, 1980년대 스포츠 만화!
1970년대 스포츠가 마음의 상처와 가난을 극복하는 작용을 했다면, 1980년대 스포츠는 사회의 우울함을 치료하는 약이었다. 1981년 올림픽유치, 1982년 프로야구 출범, 1983년 프로축구 슈퍼리그 출범 등 국가주도형 대형 스포츠 이벤트들이 공교롭게 1980년대 초반 시작되었다. 이를 두고 부도덕한 정권이 주는 ‘환각제’라고 이야기하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살아가기 힘들었던 평범한 사람들에게 어쨌거나 스포츠는 최고의 위안이었다. 특히 그중 최고 인기는 1970년대 고교야구의 인기를 이어받은, 아니 모든 스포츠의 인기를 뛰어넘은 프로야구였다. 1982년 3월 27일 지금은 사라진 동대문 야구장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 경기를 시작으로 총 6개 구단이 참여하는 프로야구가 시작되었다. 6개 구단은 각각 서울 MBC청룡, 인천 삼미 슈퍼스타즈, 대전 OB베어스, 경북 삼성라이온즈, 경남 롯데자이언츠, 그리고 기아타이거즈의 모태인 호남 해태타이거즈로 지역 연고를 갖고 경기를 했는데, 지금까지 어떤 스포츠보다 많은 사람들을 야구장과 TV 앞으로 불러모았다. 그도 그럴 것이 한번 반짝하고 끝나는 다른 스포츠 이벤트와 달리 주말마다 경기가 열렸으니까, 고향을 떠나 여기저기 흩어진 이들은 자기 고향 팀을 응원하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