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필요한 건 일본 포르노를 재현하는 '성인페스티벌'이 아니라, 에로스의 자유, 그리고 진보적 자유주의

서형우
서형우 · MZ문인
2024/05/01
성인 페스티벌 논란이 한 차례 지나갔다. 이전 같았으면 사회에서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을 주제였을 것이다. 당연히 시장이 제지했어야지! 하고 지나갔을 문제에 대해서 뉴스쇼에서 찬반토론을 벌일 만큼 사회적 관심도가 높고, 얼룩소에서 자유주의 논쟁까지 벌어질 정도의 문제가 되었다.

이는 기성의 권위에 기반하여 무언가를 금지시키는 행위에 대한 반감을 가지고 있다는 젊은 세대의 성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을 것이다. 나는 애당초부터, 그 페스티벌이란 것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었고 크게 숙고하지 못해보았으나, 그것이 어떠한 논의를 거쳐서 반대되어야 할지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해보는 계기였다.

일단은 지금 상황에서는 행정력을 동원하여 금지시키는 것은 천하람 씨의 주장대로 조금은 권한이 남용된 측면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왜냐하면, 지금 현행 법률에서 금지하고 있는 것은 성매매가 동반되는 종류의 성적 대상화이지, 포르노 업계 종사자들의 비키니쇼와 같은 성적 대상화는 금지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포르노업계의 성행위 스타일이 한국 남성들의 성 인식에 영향을 많이 미친 것은 사실 누구나 아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한국 문화에서 분리해내기 위한 실질적인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 정치인들의 권한이 남용된 측면이 있는 금지 조치, 그리고 억압의 조치는 오히려 기성의 문법을 싫어하는 젊은 이들 중 일부에게 일본 포르노와의 내적 친밀감을 높여주는 계기가 될 수 있기에 안타까운 것이 사실이다. 나는 천하람 씨가 이에 대한 반대의 입장으로 토론에 나선 것은 어느 정도 그러한 입장을 대변해줌으로써 젊은 남성 층의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도 깔려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정치적 계산에 대해서는 전혀 반감이 없다. 정치인이 정치적 계산을 못하면 문제지, 정치인이 정치적 계산을 하는 것은 장려가 될 행위이다. 그러나 내가 천하람 씨에게 유감스러웠던 점은 정치적 계산의 일차원성이었다. 개혁신당은 이제 막 출범한 당으로써 2030 남성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여성들에게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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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인은 정당한 것을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체 구성원 대다수가 동의할 정당한 것을 MZ의 감성으로 풀며 매력적인 것으로 만들어내는 일에 관심있습니다. 개개인들의 사적인 경험들이 사회의 공론장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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