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 <나부코>, 흑백의 이분법을 넘어선 희망의 노래

유창선
유창선 인증된 계정 · 칼럼니스트
2023/12/04
스테파노 포다의  연출,  
시대극을 넘어 인물들의 내면으로 들어가다

 주세페 베르디는 자신의 오페라극 <나부코>를 가리켜 "이 작품으로 나의 본격적인 예술가 인생이 시작되었다"라고 말했다. <나부코>는 3막에 나오는 유명한 합창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오페라다. 극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더라도 이 합창은 다들 들어봤을 듯하다. 원래 제목이 ’가라, 내 마음이여, 금빛 날개를 달고’(Va, pensiero, sull'ali dorate)인 이 합창곡의 가사는 가족들을 연이어 모두 잃고 고통에 빠져있던 베르디의 마음을 움직여 곡을 만들게 했고 오페라 역사에 길이 남는 선율이 탄생하게 되었다. 바빌론에 끌려가 노예가 되어 중노동을 해야 했던 히브리인들이 유프라테스 강변에서 고향을 그리워 하며 합창하는 것이 이 곡이다. 

"오, 그토록 아름다운 잃어버린 나의 고국 그토록 사랑스럽고도 구슬픈 추억이여! 예루살렘의 운명과도 같은 잔인한 통곡의 소리를 연주하거나 신께서 너로 하여금 떠올리게 하시길! 이겨낼 용기를 불어넣어 줄 화음을!"
사진 =국립오페라단
‘히브리 노예들의 합창’으로 절망에서 일어선 것은 베르디 개인만이 아니었다. 1842년 초연 때 이탈리아 관객들은 이 합창에 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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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시사평론을 했습니다. 뇌종양 수술을 하고 긴 투병의 시간을 거친 이후로 인생과 세상을 보는 눈이 달라져 문화예술과 인생에 대한 글쓰기도 많이 합니다. 서울신문, 아시아경제,아주경제,시사저널,주간한국, 여성신문,신동아,폴리뉴스에 칼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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